전체 글109 누군가의 작은 말에 위로받은 적 있나요? "같이 가실게요"처럼, 본인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따뜻한 한마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건강검진을 왔다. 위 내시경을 앞두고 나는 좀 긴장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똑같은 검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다. 마치 실험실에 들어온 실험체가 된 것 같은, 삭막하고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그때 안내 직원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저랑 같이 4번 구역으로 가실게요." 이 말이 참 따뜻했다. 같이 간다라… 마치 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위 내시경을 받기 직전, 채혈 순서가 있었다. 피를 뽑아주시는 분이 긴장한 나를 보며 괜찮다, 별일 없을 거다 하는 눈빛을 보내주셨다. 마스크 너머에는 분명 따뜻한 미소가 있었을 것 같다.이런 분들 덕분에 나도 살짝 미소를 띠고 위 내시경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2026. 1. 29. 휴식은 포기일까, 전략일까? 중간에 쉬지 않고 달린 '나'와 파스를 뿌리며 쉬어간 '주황색 머리끈 여자' 중 누구의 선택이 더 현명했을까? 삶에서 '쉼'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10km를 신청하려 했으나 마감되어 본의 아니게(?) 하프코스를 신청했다.마라톤을 앞두고 운동을 좀 하려 했는데, 당직에 날씨까지 안 좋고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운동이라곤 수요일에 애들이랑 축구한 게 전부였다.막상 21km를 뛰려니...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처음엔 검은색 모자를 쓴 여자, 두 번째는 주황색 머리끈을 한 여자를 나만의 페이스메이커로 설정했다.13km까지는 나름 괜찮았다. 그런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졌다. 상반신은 뛰는데 하반신은 걷고 있었다.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걸었다. 21km... 지독하게 길고, 한편으로 외로웠다.'내가 만.. 2026. 1. 28. 오늘도 지구를 구하러 출근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 뭔가 특별한 임무를 부여하면 정신건강에 좋다.사실 지구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우리는 되게 스트레스를 받고, 또 준다. 그럴 바엔 차라리 우리가 하는 일이 우주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러면 이런 스트레스는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나에겐 그게 파일럿이다.지금 내가 하는 일이 하늘을 날고, 또 우주까지 가기 위한 일이라고 정신무장을 한다. 그러기 위해 파일럿용 시계, 우주비행사용 시계를 사서 진열해 둔다. 출근할 때는 조종화를 신는다. 일할 때는 파일럿 시계를 찬다.그러면 뭔가 일이 더 잘 되는 느낌이고, 이 정도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일을 안 하는 주말에는 애플워치 같은 다른 시계를 차서 기분을 전환한다. 2026. 1. 20. 팁 박스까지의 거리 길을 가다 버스킹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했다.좋은 공연에 보답하고자 팁을 주고 싶었다.그런데 팁 박스까지 가서 돈을 주기엔 왠지 민망했다. 혼자 호기롭게 걸어가려면 최소 만 원 정도는 줘야 덜 부끄러울 것 같은데, 내가 줄 수 있는 금액은 그보다 적었다. 그래서 더더욱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공연 도중에 한 명이 관객들에게 작은 플라스틱 별 같은 걸 나눠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저희에게 여러분처럼 반짝 빛나는 별을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별과 함께 작은 팁도 넣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그러면 사람들은 일단 팁 박스에 가서 별을 넣어주긴 할 것이다. 별을 넣는 김에 팁도 자연스럽게 넣게 되지 않을까. 금액이 얼마든 덜 민망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공.. 2026. 1. 1. 사무실에 숨겨진 작은 행운 아주 오래전 사무실에서 금박 동전 초콜릿을 먹으려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책상과 책상 사이 깊숙한 곳으로 떨어졌다. 도저히 손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못 먹게 돼서 아쉽기도 하고, 청소 아주머니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날 사무실 책상에 앉아 혹시나 싶어 고개를 숙여 바닥을 내려다봤다. 동전 초콜릿이 그대로 있었다. 아마 빗자루도 닿기 어려운 위치였던 모양이다.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나는 가끔 고개를 숙여 동전 초콜릿이 잘 있는지 확인했고, 동전은 무사히 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상에 앉았는데 맞은편 책상 위에 그 동전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내 맞은편은 대표님의 자리였다. 청소 아주머니께서 드디어 발견하시곤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동전이 내 책상보다.. 2025. 11. 26. 전자제품도 생명이다 IT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건, 전자제품도 사람처럼 이유 없이 갑자기 아플 수 있다는 것. 또 반대로 이유 없이 갑자기 병이 낫기도 한다. 잘 굴러가던 서버가 갑자기 뻗기도 하고, 잘 접속되던 사이트가 갑자기 장애가 나기도 한다. 그러다 이유 없이 장애가 해결되면 개발자들도 신기해한다. 가전제품도 비슷하다. 얌전히 일하던 로봇청소기가 갑자기 혼자 켜졌다 꺼졌다 했다. 그래서 전원을 껐다 켰더니 고쳐졌다. 키보드의 한영 전환이 말을 안 들어서 리셋했더니 고쳐졌다. 물건을 오래 쓰면 정이 드는 나로서는, 이를 보면 제품도 생명이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재밌고 반갑고 그렇다. 가전제품들, 회사 서버들도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 2025. 11. 23. 아날로그 낭만을 검색창에 쳤더니 머릿속 생각을 글로 써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평소 유난 떠는 것도 좋아한다. 이 둘의 콜라보로 탄생한 게 있다. 타자기를 사고 싶어졌다. 타자기 타격감이 좋고 글이 종이에 바로 써지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타자기를 검색했다. 그런데 타자기 모양의 키보드, 소품 타자기만 나왔다. ‘진짜 타자기’로 검색했다. 그랬더니 진짜 타자기 같은 타자기 소품이 나왔다. 웃프다. 이제 옛 물건을 살 수 없는 것인가… 2025. 11. 22. 생략된 맥락, 어긋난 대화 - 괄호를 여는 법 생략된 맥락이 부르는 소통의 엇박자토론하는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서로 다른데도, 같다고 착각한 채 대화를 시작하면 소통이 어긋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친구와의 일상 대화든, 업무 회의든 마찬가지다. 우리는 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괄호'를 생략한다. 여기서 괄호란, 상대방이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전제하거나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거라고 믿는 숨은 맥락을 뜻한다.친구와의 대화에서 생긴 일이다.친구가 갑자기 "나 복싱 배우고 싶어!"라고 말했다. 아마 친구의 마음속 괄호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을 것이다 친구 : "(요즘 스트레스가 많은데 복싱 같은 운동으로 활력을 되찾고 싶어) 나 복싱 배우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 맥락을 읽지 못하고 "너 평소에 운동도 안 하는데 무슨 복싱이야?"라며 핀.. 2025. 11. 7. '일기장'을 넘어 '매거진' 기획으로 기획서를 쓸 때마다 '왜 내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고민하셨나요? 핵심을 잘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를 하면 "그래서 결론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는 기획의 '시점'이 바뀌어야 할 때라는 신호입니다. 나의 '일기장' 같은 기획에서 벗어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매거진'처럼 기획하는 네 가지 실천 팁을 공유합니다.1. '나만 아는 일기장'을 찢고, '모두를 위한 매거진'을 만들자일기장 기획 (❌)매거진 기획 (✅)내가 이해하기 위한 단편적 요약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설명배경 설명 없이 바로 결론 제시배경지식, 개념, 맥락을 차근차근 제시실천 훈련: "나는 이 개념을 하나도 모른다"고 마인드 컨트롤하기기획서를 작성한 후, "이 기획을 처음 보는 사람이.. 2025. 10. 27. Smoke-Stop(3/3.Develop) : 금연구역에서 담배피는 상황 멈추는 방법 role-play ideation'Role Play Ideation' (롤 플레잉 아이디어 발상법)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을 얻기 위해 역할극을 활용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즉, 특정 역할이나 상황을 직접 연기(Role Play)해 보면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떠올리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공감 → 발견 → 창조의 선순환입니다. 역할극 아이디어 발상법(role-play ideation)Role-play ideation은 UX 리서치와 디자인 씽킹에서 사용되는 아이데이션 방법론으로, 참여자들이 특정 역할을 맡아 실제 시나리오를 연기하면서 문제 상황의 이해관계자가 되어 역할극을 하면서 아www.haevol.com1. 역할극.. 2025. 10. 25. Smoke-Stop(2/3.Define) : 금연구역에서 담배피는 상황 멈추는 방법 AEIOUAEIOU(Activities, Environments, Interactions, Objects, Users) 관찰/분석 프레임워크는 현장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해석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자세히1, 자세히2 평소 제 활동 반경 내, 상습 흡연 구역(금연 구역인데)에 대한 관찰 결과 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thinking 을 도출했습니다.요소관찰 결과thinkingActivities고통받고 있으니 제발 금연해 달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개의치 않고 흡연함(thk02) 금연구역 표시판을 아무리 자극적으로 만들어도 소용이 없을 듯(thk03) 그정도로 흡연구역이 부족한 건가 싶음(thk04) 흡연의 욕구는 정말 참기 어려운 듯Activities금연구역이니까 당연히 .. 2025. 10. 23. Smoke-Stop(1/3.Discover) : 금연구역에서 담배피는 상황 멈추는 방법 저는 매일같이 '금연 구역'이라는 팻말 아래에서 담배 연기를 마주합니다.회사 앞: 회사 직원분들은 물론,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이 '무리의 흡연'에 자연스레 합류하곤 합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잠깐 바람을 쐴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냄새 때문에 불쾌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우리 아파트: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외진 곳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연 구역'이 분명한데도 담배를 피우는 주민들이 꽤 많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내 간접 흡연 문제로 고통받던 이웃들의 항의가 커졌는데, 이제는 흡연자들이 아예 집 안에서 피우시는지 '집 안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는 층간 흡연 민원까지 급증하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은 어떻게든 담배를 피워야 한다... 2025. 10. 18. 일정을 지키려다 배운 것: 개발팀만이 아닌 테스트팀도 함께였다 에너지볼 2.01. 완벽한 기획회의실 유리창 너머로 괴물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는 게 보였다. 라무는 화이트보드에 그린 도식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에너지볼 2.0. 단순히 괴물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괴물의 타입을 분석해 맞춤형 특수공격을 날리는 차세대 마법 무기."출시일은 다음 달 15일로 잡겠습니다."마법기획팀 리더 샘의 목소리는 언제나 확신에 차 있었다. 라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샘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아니, 저버릴 수 없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일정을 못 맞춰 곤란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했으니까.회의실을 나서며 라무는 수첩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렸다. 다음 달 15일. 그날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었다.2. 현실이라는 괴물"라무님, 죄송하지만..."바이런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2025. 10. 15. 처음부터 실전 테스트도 고려해서 기획하자 터렛 마법의 출시일완벽한 베타 테스트"수치 확인 완료. 체력 회복률 98.7%입니다."발작버튼 마법개발팀의 라무는 모니터를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3개월간 공들인 체력회복 터렛 마법이 베타 환경에서 완벽하게 작동했다. 가상의 경찰 데이터에 마법을 적용하자 체력이 매끄럽게 회복되었고, 괴물 데이터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이 정도면 다음 주 출시도 문제없겠어요." 동료 개발자 수아가 말했다.하지만 라무는 알고 있었다. 베타 환경은 통제된 실험실이다. 실제 전투 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하다. 지난 분기에 출시한 방어막 마법이 실제 환경에서 괴물의 독성 공격과 예상치 못한 상호작용을 일으켜 경찰 세 명이 부상당한 일이 있었다."실제 환경 테스트는 필수입니다." 라무가 단호하게 말했다.현.. 2025. 10. 15. 집단지성_개인적인 '딥 다이빙' 대신 '집단 의사결정 지원'에 집중하자 방패 기획자의 하루최전방의 균열"포코님, 잠깐 시간 되세요?"크로우가 포코의 책상 앞에 섰다. 그의 손가락 끝에는 아직 푸른 마법의 잔광이 일렁이고 있었다. 밤새 방패들의 방어력을 복구하느라 수고했다는 증거였다."어, 크로우. 무슨 일이야?""그게... 요즘 최전방에 발작괴물들의 공격이 늘어나면서 Haevol 방패가 계속 손상되잖아요. 제가 밤새 방어력을 복구하는데, 문득 궁금해졌어요."크로우는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제가 방어력을 높일 때, Haevol 방패만 집중해야 할까요? 아니면 Candy 방패도 같이 올려야 할까요? 어차피 위급하면 Candy 방패도 최전방으로 이동시키잖아요."포코는 펜을 내려놓았다. 단순해 보이지만 생각해볼 지점이 많은 질문이었다. Haevol에서 만든 방패는 방어력 100으로.. 2025. 10. 15. 이전 1 2 3 4 ··· 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