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37 뒷담화, 해도 되는 걸까? 2026. 2. 14. 누군가의 작은 말에 위로받은 적 있나요? "같이 가실게요"처럼, 본인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따뜻한 한마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건강검진을 왔다. 위 내시경을 앞두고 나는 좀 긴장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똑같은 검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다. 마치 실험실에 들어온 실험체가 된 것 같은, 삭막하고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그때 안내 직원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저랑 같이 4번 구역으로 가실게요." 이 말이 참 따뜻했다. 같이 간다라… 마치 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위 내시경을 받기 직전, 채혈 순서가 있었다. 피를 뽑아주시는 분이 긴장한 나를 보며 괜찮다, 별일 없을 거다 하는 눈빛을 보내주셨다. 마스크 너머에는 분명 따뜻한 미소가 있었을 것 같다.이런 분들 덕분에 나도 살짝 미소를 띠고 위 내시경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2026. 1. 29. 휴식은 포기일까, 전략일까? 중간에 쉬지 않고 달린 '나'와 파스를 뿌리며 쉬어간 '주황색 머리끈 여자' 중 누구의 선택이 더 현명했을까? 삶에서 '쉼'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10km를 신청하려 했으나 마감되어 본의 아니게(?) 하프코스를 신청했다.마라톤을 앞두고 운동을 좀 하려 했는데, 당직에 날씨까지 안 좋고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운동이라곤 수요일에 애들이랑 축구한 게 전부였다.막상 21km를 뛰려니...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처음엔 검은색 모자를 쓴 여자, 두 번째는 주황색 머리끈을 한 여자를 나만의 페이스메이커로 설정했다.13km까지는 나름 괜찮았다. 그런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졌다. 상반신은 뛰는데 하반신은 걷고 있었다.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걸었다. 21km... 지독하게 길고, 한편으로 외로웠다.'내가 만.. 2026. 1. 28. 오늘도 지구를 구하러 출근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 뭔가 특별한 임무를 부여하면 정신건강에 좋다.사실 지구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우리는 되게 스트레스를 받고, 또 준다. 그럴 바엔 차라리 우리가 하는 일이 우주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러면 이런 스트레스는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나에겐 그게 파일럿이다.지금 내가 하는 일이 하늘을 날고, 또 우주까지 가기 위한 일이라고 정신무장을 한다. 그러기 위해 파일럿용 시계, 우주비행사용 시계를 사서 진열해 둔다. 출근할 때는 조종화를 신는다. 일할 때는 파일럿 시계를 찬다.그러면 뭔가 일이 더 잘 되는 느낌이고, 이 정도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일을 안 하는 주말에는 애플워치 같은 다른 시계를 차서 기분을 전환한다. 2026. 1. 20. 팁 박스까지의 거리 길을 가다 버스킹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했다.좋은 공연에 보답하고자 팁을 주고 싶었다.그런데 팁 박스까지 가서 돈을 주기엔 왠지 민망했다. 혼자 호기롭게 걸어가려면 최소 만 원 정도는 줘야 덜 부끄러울 것 같은데, 내가 줄 수 있는 금액은 그보다 적었다. 그래서 더더욱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공연 도중에 한 명이 관객들에게 작은 플라스틱 별 같은 걸 나눠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저희에게 여러분처럼 반짝 빛나는 별을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별과 함께 작은 팁도 넣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그러면 사람들은 일단 팁 박스에 가서 별을 넣어주긴 할 것이다. 별을 넣는 김에 팁도 자연스럽게 넣게 되지 않을까. 금액이 얼마든 덜 민망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공.. 2026. 1. 1. 사무실에 숨겨진 작은 행운 아주 오래전 사무실에서 금박 동전 초콜릿을 먹으려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책상과 책상 사이 깊숙한 곳으로 떨어졌다. 도저히 손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못 먹게 돼서 아쉽기도 하고, 청소 아주머니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날 사무실 책상에 앉아 혹시나 싶어 고개를 숙여 바닥을 내려다봤다. 동전 초콜릿이 그대로 있었다. 아마 빗자루도 닿기 어려운 위치였던 모양이다.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나는 가끔 고개를 숙여 동전 초콜릿이 잘 있는지 확인했고, 동전은 무사히 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상에 앉았는데 맞은편 책상 위에 그 동전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내 맞은편은 대표님의 자리였다. 청소 아주머니께서 드디어 발견하시곤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동전이 내 책상보다.. 2025. 11. 26. 전자제품도 생명이다 IT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건, 전자제품도 사람처럼 이유 없이 갑자기 아플 수 있다는 것. 또 반대로 이유 없이 갑자기 병이 낫기도 한다. 잘 굴러가던 서버가 갑자기 뻗기도 하고, 잘 접속되던 사이트가 갑자기 장애가 나기도 한다. 그러다 이유 없이 장애가 해결되면 개발자들도 신기해한다. 가전제품도 비슷하다. 얌전히 일하던 로봇청소기가 갑자기 혼자 켜졌다 꺼졌다 했다. 그래서 전원을 껐다 켰더니 고쳐졌다. 키보드의 한영 전환이 말을 안 들어서 리셋했더니 고쳐졌다. 물건을 오래 쓰면 정이 드는 나로서는, 이를 보면 제품도 생명이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재밌고 반갑고 그렇다. 가전제품들, 회사 서버들도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 2025. 11. 23. 아날로그 낭만을 검색창에 쳤더니 머릿속 생각을 글로 써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평소 유난 떠는 것도 좋아한다. 이 둘의 콜라보로 탄생한 게 있다. 타자기를 사고 싶어졌다. 타자기 타격감이 좋고 글이 종이에 바로 써지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타자기를 검색했다. 그런데 타자기 모양의 키보드, 소품 타자기만 나왔다. ‘진짜 타자기’로 검색했다. 그랬더니 진짜 타자기 같은 타자기 소품이 나왔다. 웃프다. 이제 옛 물건을 살 수 없는 것인가… 2025. 11. 22. 화면 너머의 침묵 팀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화상회의에 참여했다. 팀 리더도 함께했다. 한 팀원이 통계 관련 내용을 리뷰하는 시간이었다. 리더는 중간중간 피드백을 건넸고, 실무자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한동안 리더와 실무자 둘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다른 팀원들은 조용했다. 그때 리더가 말했다. "통계 쪽 내용은 아무래도 딱딱해서 다들 자고 있을 것 같아~ ㅎㅎㅎ"사실 아무도 졸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뭔가 피드백을 주기 어렵거나, 급한 업무를 잠깐 처리하느라 내용에 집중하지 못했을 뿐. 어쨌든 둘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져서, 리더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한 말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 재치 있게 받아주길 바랐겠지. 하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닙니다. 잘 듣고 있고 많이 배우고 .. 2025. 10. 15. 마지막 회식 후 들은 그 노래, 지금도 그때가 그리워 https://youtube.com/shorts/6FBSEFrmNa4?feature=share 술을 마시면 졸음이 쏟아진다. 지난 번 팀 회식 때 하품을 자주해서 죄송했다. 예의 없는 행동이었지만 뭐라고 하지 않을 만큼 좋은 팀장님, 팀원들. 이후 팀이 변경될 예정이라 마지막으로 팀 회식을 했다. 끝나고 혼자 집 가는 길에 상가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굿. 팀원들을 그리고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고 싶을 때 그 노래를 듣는다. — When I drink, I get really sleepy. I’m sorry I kept yawning at our last team dinner. It was probably rude, but my team leader and teammates were kind enough.. 2025. 9. 7. 주말 출근, 나만의 작은 의식이 만드는 특별함 https://youtube.com/shorts/jeSg3j3oWJI?feature=share주말이지만 일을 좀 하러 회사로 간다. 평일처럼 보내고 싶지 않아서 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 있다. 평소에 잘 가지 않는 스타벅스에 들려, 평소에 잘 시키지 않는 프라푸치노를 주문한다. 회사에서 사줬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신기한 건 이 한 잔으로 시작한 업무가 평일 업무랑 다른 에너지를 갖는다는 것. 같은 사무실 공간이지만 뭔가 다른 바이브로 일하게 된다. 이런 작은 의식이 평일과 주말 사이에 경계를 그어주는 것 같다.Even though it’s the weekend, I’m heading into the office to get some work done. But I have a small ritual.. 2025. 8. 31. 우주가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 https://youtube.com/shorts/7dljVy2hCk4 생일이 오면 마법처럼,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신곡이 세상에 나와 있다. 마치 우주가 내 특별한 날을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이 거대한 우주가 나만을 위한 작은 선물을 몰래 준비해둔 것 같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고 특별한 날이다.When my birthday comes around, it feels magical — a brand-new song from my favorite artist is already out in the world. It’s as if the universe remembers my special day. I feel like this vast universe has secretly prepared a small.. 2025. 8. 31. 초원의 동물과 출근하는 직장인의 공통점 https://youtube.com/shorts/pFbuacs6EpI 어느날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다. 운전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종종 들지만 무섭거나 우울하지 않는다. 오히려 덤덤하고 들리는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기도 한다. 죽을 걸 알면서도 열심히 살아간다. 이건 마치 동물들이 초원에서 먹이를 먹으며 언제 내가 잡아 먹힐 걸을 알지만 그래도 가족 또는 자신을 위해 초원을 나서는 것 같다. 어쩌면 도심속에 가는 우리도 큰 맥락에는 야생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One day on my way to work, I sometimes think I might get into a car accident. Even while driving, such thoughts cross my mind, but th.. 2025. 8. 31. [idea] 타미 진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팝업스토어 ‘데님의 미래’ https://youtube.com/shorts/05tjy_Ll9s0?feature=share 오늘의 아이디어 탐방은 타미 진스 ‘데님의 미래’ 팝업스토어입니다. 지속가능 데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다 스타일리시하게 진화된 데님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스토어 안에는 다양한 데님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바지 핏이 어떤 스타일인지 한눈에 알기 쉽게, 맨 위에 핏 별로 바지를 깔끔하게 걸어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핏에 대한 별도 설명이 없어도 어떤 핏인지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실착 및 구매도 가능했습니다. 실착을 위해 들어간 피팅룸이 인상 깊었습니다. 힙한 조명도 좋았고 여러 티비에서는 타미 진스의 옛날 광고들이 나와서 브랜드 스토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피팅룸은 여러 타미 진스의 사진들이 .. 2023. 7. 8. [idea] 음악과 인테리어로 캘리포니아를 표현한 랄프 로렌 https://youtube.com/shorts/hmLDJBHWhYI?feature=share 오늘의 아이디어 탐방은 랄프 로렌 뮤직 라운지 ‘캘리포니아 in 한남’ 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움과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가운데에는 유명한 DJ분들이 오셔서 음악을 틀어주셨습니다 야자수로 꾸며진 휴식 공간은 캘리포니아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쪽에는 런웨이 영상이 나와서 패션쇼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곳곳에는 캘리포니아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리스닝 스테이션이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뭔가 자유로움이 느껴지고 힐링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음악과 분위기로 캘리포니아 무드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느낌이 고스란히 랄프 로렌 이미지가 되어 브랜드 호감도가 높아지는.. 2023. 6. 11.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