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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연애는 플레이리스트에서도 자란다?

by haevoler 2026. 4. 26.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주로 내 차를 타고 이동한다. 차 안에서 어떤 노래를 트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차 안에서 들을 노래 선곡에 신경 쓰는 편이다. 연애 초반에는 여자친구 나이대가 좋아할 만하면서도 취향을 타지 않는 무난한 노래 위주로 틀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났을까, 그때부터는 그냥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틀었다. 나는 주로 힙합을 듣는데, 요즘 힙합이 나올 때면 여자친구는 듣기 싫다는 티를 냈다. 요즘 힙합은 오토튠이 많이 들어가 호불호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나도 가끔은 질릴 때가 있는데, 힙합을 원래 즐겨 듣지 않는 그녀에게는 더 그랬을 것이다.

 

여자친구가 내가 튼 노래를 싫어하는 티를 낼 때마다 나는 좀 서운했다. 그래서 가끔 티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연애 초반의 내가 떠올랐다. 달라진 내 모습이 민망하고, 그녀에게 미안했다. 내 취향을 존중받고 싶다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차 안에서 그녀도 편하게 있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 이후로는 내가 좋아하면서 그녀도 좋아할 만한 노래 위주로 튼다. 어쩌다 그녀가 싫어할 것 같은 노래가 나오면 바로 다음 곡으로 넘긴다. 이렇게 서로 맞춰가는 모습을 볼 때면, 괜히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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